나는 잠재적 범죄자
Posted 2004/11/24 16:29, Filed under: 분류없음
우리들은 교육과 시장이라는 모호한 관계에 있으며, 현실과 이상의 관계 역시 우리들의 사회에서는 비굴하리만치 설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. 과정과 성과를 보면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.
나도 시험을 쳐서 좋은 대학에 가고 싶고, 시험 공부 안하고 한방에 고득점을 얻어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습니다. 방법이 있으면 가능한 안전이 보장된다면, 흔들리지 않을거라고 절대 자신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.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나 자기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때문인 것 같습니다.
한 번 뇌물을 받은 사람은 평생 제대로 자신의 신념을 발휘할 수 없듯이, 이런 방법으로 고득점을 얻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그 수준에 자신을 올려놓기는 뼈를 깎고 노력해도 힘들 것 같습니다. 대개의 경우는 노력을 하지 않고, 물을 흐려 놓기 마련이지만요.
누가 그들을 압박하고, 누가 그들을 유혹하는 것일까요? 장비 구입에 치밀한 계획에 사전 검토까지 한 걸 보면 배후에 브로커가 개입되었을 수도 있다고 하던데, 참 답답합니다.
북에서 넘어오는 우리 동포들은 생계비 명목으로 4천만원 정도 받는다고 하던데, 그 중에 1/3, 1/4 혹은 그보다 더 많은 돈이 브로커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다고 합니다.
우리들의 생활이 불합리하고 불공평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선택에 대한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. 열심히 노력해서 자유로운 선택지 안에서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만, 그것도 자신의 "자유로운 사유와 노력" 여하에 달려 있으며, 대부분의 사람들이 "강요"에 의해서 이끌리기 때문에 "선택지"의 기회는 더욱 좁아질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.
개인의 노력과 사회의 뒷받침이 아쉬운 부분입니다. 자신의 주위 사람들만이라도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면 사회에 대해서 무책임한 사회인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. 아직 가능성이 보이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성인이 되었으면 하네요.
점점 선택의 길이 좁아지면서, "어두운 선택"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사회에 대해서 무능력한 나는 "잠재적 범죄자"입니다.
postscript
- "핸드폰사건"말고도 "대리시험사건"도 있더군요. 참으로 무서운 세상입니다.
- MBC 뉴스 앵커의 한마디가 어렴풋이 기억나네요. "핸드폰으로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된 100여명 중 6명이 구속되었습니다. 그런데 수능은 엉망으로 치뤘다는군요."라고…